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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

아이작 뉴턴

by 나상식 2023. 3.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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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 왕립학회는 1687년 (자연철학의 수학적 원리) 프린키피아라는 책을 출판했다. 프린키피아에는 새로운 역학법칙이 담겨있다. 총 3권으로 구성된다. 제1권에는 제1 법칙 관성의 법칙, 제2 법칙, 제2 법칙을 제시하는 운동 법칙들과, 힘을 받는 물체의 운동궤적을 측정하는 방법이 담겨있다. 뉴턴은 케플러 법칙을 증명하는 데 이어 16세기 말부터는 백 년간 학계에서 연구된 역학의 내용을 정립하는 동시에 그 한계를 넘어, 현재는 물론 앞으로도 유용할 원리를 제안했다. 

제2권에서는 유체 속에서 운동하는 물체는 유체가 주는 저항 때문에 원 모양을 그리며 운동할 수 없음을 증명했다. 이것은 케플러 법칙들과 데카르트식 우주관이 서로 모순됨을 수학적으로 증명하였기에, 오늘날에는 관심의 대상이 되지 못한다. 

제3권에서는 뉴턴에 관해 가장 유명한 '만유인력'이 등장한다. 뉴턴은 갈릴레오의 추락 법칙을 이용해 행성과 달이 각각 태양과 지구 방향으로 이끄는 힘을 받는다는 점을 밝혀냈다. 그리고 그 인력의 크기는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하고 질량에 비례한다는 것도 증명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만유인력이라고 부르는 힘이다. 

책의 제목에서 볼 수 있듯이, 데카르트는 형이상학과 자연철학을 구분하지 않고 함께 연구했다. 하지만 뉴턴은 자연철학만을 핵심 주제로 삼음으로써, 과학과 형이상학적 논쟁을 분리해내 과학이 새로운 길을 걷게 한 셈이다. 데카르트는 관성과 충돌만으로 모든 자연현상을 설명하려 했지만 쉽지 않았다. 따라서 자신이 수학자였음에도 불구하고 수학을 이용해 자연철학의 내용을 체계적으로 설명하지 못했다. 그러나 뉴턴은 유클리드의 [기하학 원론]의 내용과 형식 모두 철저하게 수학적으로 설명해냈다. 

많은 위대한 과학자들이 그렇듯, 당대의 논의를 뛰어넘는 깊은 의미를 담고 있었다. 데카르트는 오랜 시간 내려온 아리스토텔레스 철학 체계를 대신하는 보편적 교과서로서 [철학의 원리]를 출간했고, 이후 뉴턴은 데카르트의 자연관을 대체하는 [프린키피아]를 출간했다. 책의 제목부터 데카르트의 책을 빗대 지은 것이다. 

책의 내용 중에서 가장 중요하게 봐야 할 것은 제1권의 운동 제2 법칙 바로, F=ma이다. 제3 법칙과 제1 법칙은 갈릴레오와 데카르트의 생각을 다룬 내용인 반면, 제2 법칙은 뉴턴이 생각해 낸 새로운 내용이다. 뉴턴 이전의 자연철학자들은 신비주의적 자연관을 극복하기 위해 자연 현상을 오로지 물질과 물질입자들의 기계적 특성으로만 풀어내려고 노력했다. 그래서 물체A의 변화는 물체 A에 충돌하는 물체 C가 반대 방향의 변화를 가지며 잃은 것을 물체 A가 가지기 때문에 일어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뉴턴은 물체와는 다른 힘이 존재하고, 이 힘이 물체에 연속적으로 반응해서 물체의 운동을 변화시킨다고 생각했다. 이렇듯 뉴턴이 당시로서는 독특한 개념을 사용했던 이유이다. 그때는 그가 신비주의적 연금술에 빠져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것은 힘의 신비주의적 개념일까? 뉴턴은 연금술 연구에서 얻은 신비주의적 관념을 철저하게 합리적, 수학적 개념으로 바꿔 제2 법칙을 만들어낸 것이다. 

데카르트주의의 한계를 극복하고 뉴턴은 천체의 궤도를 계산해 낼 수 있었다. 그것은 새로운 시각으로 문제를 바라보았기 때문이다. 그것은 운동하는 물체에 가하는 힘을 운동 방향에 평행한 힘과 수직화한 힘으로 나누어 따지는 것이다. 

[프린키피아]의 수준이 높은 수학적 완성도는 미적분 덕분이다. 젊은 뉴턴의 스승인 아이작 배로우의 수학연구를 본받아 여러 무한급수의 합을 구하는 방법을 연구했고 미적분의 개념을 만들었다. 제1권의 내용에서 뉴턴이 증명하는 기하학적 정리들은 상당히 어려워 보이지만, 그 과정은 미적분의 기초적인 내용을 적용한 것이다. 

이러한 새로운 발상은 일찍이 뉴턴과 격심한 언쟁을 벌여왔던 로버트 훅이 사과의 표시로 뉴턴에게 검토를 요청한 것이다. 그러나 뉴턴이 오랜 시간이 흐른 후 출판한 책에서 후크의 공헌을 언급하지 않은 채로 이 아이디어를 사용해, 후크가 죽을 때까지 두 사람은 사이가 좋지 못했다. 후크의 공헌을 분명하게 밝히지 않은 점은 뉴턴이 잘못했다. 하지만 단순한 착상 수준이었던 후크의 아이디어를 수학적으로 완성한 것이 뉴턴의 공헌인 것 또한 확실하다. 

모든 책을 통틀어서 가장 의미 있는 것은 역시 운동 제2 법칙 F=ma이다. 후에 알려진 뉴턴의 오류와 한계에도 불구하고, 이 법칙은 여전히 인정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때로는 후대 연구의 기초가 되고 있다. 비행기 날개의 양력을 설명하는 법칙으로 알려져 있는 베르누이 정리도 이 법칙을 이용하여 알려진 것이다. 또한 뉴턴이 증명했던 입자론과 정반대되는 음파와 빛의 파동이론도 운동 제2 법칙을 사용했다. 그 이후 뉴턴적 세계관이 무너지고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을 통해 시공간과 중력의 개념을 바꿔 놓았을 때도, 이 법칙은 바뀌지 않았다. 현재까지도 학생들이 배우는 등가속도에서부터 다른 모든 자연현상에서 만큼은 언제나 성립하는 자연법칙으로 자리 잡고 있다. 

또한 제3권에서 뉴턴은 달과 태양의 보편중력이 지구의 각 지점을 당기는 힘의 차이로 지구에 밀물과 썰물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이는 하늘과 땅의 현상을 동일한 원리로 설명한 것으로서, 따로 법칙이 적용된다는 오랜 생각을 뒤엎는 사건이었다. 

즉, 전 우주에 같은 자연법칙이 작용한다는 것으로, 그 당시 자연철학자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18세기 계몽철학자들은 뉴턴의 자연철학에 힘입어 신분에 상관없이 누구나 동일한 법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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