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속도가 일정하다는 것이 왜 그토록 과학자들에게 중요한 문제였을까?
시공간이라는 새로운 물리적 개념에 의하여 맥스웰의 전자기장 이론은 뉴턴역학과 상반된 의견을 나타냈다. 그것은 기존의 뉴턴역학으로 전자기학을 설명하기는 불가능했던 것이다. 뉴턴역학을 우주의 일반적인 질리로 받아들이기엔 당시 물리학을 연구하는 사람들에게는 당혹스럽기 그지없는 일이었습니다.
진공 중에서의 빛의 속도는 일정하다는 것은 오늘날 어린 학생들도 알고 있는 원리입니다. 빛의 전파법칙입니다. 흔히 광속불변의 법칙으로 불리기도 하지요. 아마 물리학 서적에 나오는 법칙 가운데 가장 기본적인 법칙일 것입니다. 뉴턴역학에 익숙한 물리학자들이 고민에 빠지게 한 핵심은 전자기파의 속도였습니다. 빛의 속도와 관한 문제는 자세하게 말하면 '빛의 속도는 일정하다'를 얘기합니다. '일정하다'는 것은 누구나 보더라도 일반적으로 그렇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법칙이 왜 물리학자들을 고민에 빠지게 하였고 뉴턴역학과 충돌을 야기했다는 것일까요? 그 이유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먼저 '어느 누가 보더라도 빛의 속도는 일정하다'는 사실을 알아본 뒤 그것이 뉴턴역학과 어떻게 다른 의견을 말하고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아인슈타인은 누구보다 그 이론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연구한 사람입니다. 그는 어린 시절 때 생각했던 '빛과 함께 달리면 빛과 함께 달릴 수 있을까?'라는 유명한 상상을 통해 맥스웰 방정식에서 빛의 속도에 대한 기준이 제시되지 않은 의미를 심각하게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먼저 빛의 속도가 일정하다는 사실이 알려진 것은 19세기 발표된 '맥스웰 방정식'에 의해서입니다. 맥스웰 방정식에 의하면 광속은 상수로 표시됩니다. 상수라는 뜻은 일정하다는 것입니다. 계산해 보니 광속은 30만 km/s였습니다. 정확하게는 299 792 458m/s입니다. 오늘날 누구나 아는 수치입니다. 그렇다면 이 속도는 어떻게 알아냈을까요? 무엇을 기준으로 한 것일까요? 맥스웰 방정식은 그 기준에 대해 말하지 않았습니다. 아무런 기준 없이 속도가 일정하다는 것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까다롭기로 유명한 물리학자들이 황당해했던 것은 무리가 아닙니다.
아인슈타인도 처음에는 자신이 빛보다 충분히 빨리 달리기만 한다면 빛을 따라잡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빛과 나란히 달리면서 가본다면 빛은 '파동 사진'처럼 보일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취리히 공대에서 맥스웰 방정식을 배우고 난 후에 아인슈타인은 생각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그것은 맥스웰 방정식의 풀이 중에서 정지한 빛의 파동에 대한 내용을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아인슈타인이 어린 시절 빛에 대해 생각했던 것과 맥스웰 방정식을 통한 빛의 속도의 정체는 달랐고 그 정체에 대해 한 발짝 다가갔습니다. 아인슈타인의 깨달음을 설명하기 위해 가상의 '슈퍼맨과 빛의 경주'를 얘기하겠습니다.
아인슈타인은 이때부터 '빛은 뭔가 다른 존재'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아인슈타인은 특히 맥스웰 방정식을 통해 '속도의 기준이 없다는 것이 빛은 우리의 지금 상태와 관계없이 언제나 일정한 속도로 향한다는 의미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아인슈타인은 베른의 시계탑 앞에서 슈퍼맨과 빛의 달리기 경주를 상상합니다. 달까지 10번 왕복하는 시합입니다. 결과는 당연히 빛의 승리로 끝납니다. 시합을 주관한 아인슈타인은 실망해서 돌아온 슈퍼맨의 등을 두드리며 "조금만 노력한다면 빛을 따라잡을 수 있을 거 같던데"라며 격려를 해줍니다. 그 말을 들은 슈퍼맨은 눈을 동그랗게 뜨며 아인슈타인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그게 무슨 말입니까? 저는 빛을 절대 따라잡지 못합니다. 아무리 속도를 내봐도 빛은 그만큼 더 멀리 달아나버렸어요."
아인슈타인과 슈퍼맨은 그 시합에 관하여 다른 게 얘기하고 있는 것입니다. 아인슈타인이 볼 때는 빛은 초속 30만 km로 달렸고, 슈퍼맨은 초속 29.5만 km의 속도로 빛을 따라갔습니다. 속도의 차이가 얼마 되지 않아 슈퍼맨이 좀 더 노력한다면 따라잡을 수 있겠다고 아인슈타인은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시합을 한 슈퍼맨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슈퍼맨은 초속 29.5만 km로 빛을 따라갔지만 빛이 자신보다 조금 빠른 속도로 달려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멈춰있을 때와 같은 초속 30만 km의 속도로 달려가더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아무리 속도를 내더라도 빛은 다시 자신보다 초속 30만 km나 빠른 속도로 사라져 버리더라는 것입니다.
아인슈타인은 여기에 관심을 가졌습니다. 맥스웰 방정식에서 빛의 속도가 아무런 기준 없이 같은 속도로 일정하다는 것이 이처럼 빛은 관찰자의 운동 상태에 관계없다는 의미일 것이라고 통찰한 것입니다.
빛의 이 같은 성질은 아인슈타인과 슈퍼맨을 모두 당황스럽게 만든 것은 확실합니다. 지금까지 지켜본 세상의 모든 속도 경쟁과는 상황이 너무나 달랐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빛은 가만히 있는 아인슈타인에게나 달리고 있는 슈퍼맨에게나 같은 30만 km라는 일정한 속도로 달려간다는 것입니다.
그때 네덜란드 천문학자 빌렘 데 시테르가 이중성을 관측한 결과도 비슷하게 나옵니다. 빌렘 데 샤테르는 빛의 속도가 그 빛을 방출하는 물체의 운동속도와 상관없이 일정하다는 것이 확인됐습니다. 우주 공간에서 빛은 일정한 속도로 나아가며 이 속도는 광원의 운동에 좌우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빛의 속도가 보는 사람이나 광원의 상태에 상관없이 일정하다는 명제가 당연하게 생각된다면 여러분은 이미 물리학에 익숙한 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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