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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

블랙홀의 특징

by 나상식 2023. 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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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질이 압축할 수 있는 지점까지 압축되면 이때 만들어지는 초고밀도의 천체가 블랙홀이라고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다르다. 그 이름에서 흔히 떠오르는 2차원적 구멍과는 다른 게 블랙홀이다. 블랙홀은 외부에서 바라보면 중력 렌즈 효과에 의해 왜곡되어 검은 공 모양 형태로 보이게 될 것이다. 이는 사건의 지평선인 빛이 탈출할 수 없는 한계지점의 모든 방향으로 임의의 반경만큼의 크기를 지닌 공 모양이기 때문이다. 특이점은 실제 블랙홀의 본체라고 할 수 있는데 사건의 지평선에 의해 항상 가려져 있어 외부에서 일반적으로 관측이 불가능하다. 퀘이사처럼 매우 큰 블랙홀은 모든 파장에서 매우 밝게 빛나기 때문에 관측이 가시광선으로도 가능하지만, 일반적인 블랙홀들은 아직 X선 망원경으로만 관측이 가능하다. 블랙홀로 평행한 빛이 나온다고 할 때, 사건의 지평선 위로 쏘아진 빛이라도 사건의 지평선 안으로 결국 빨려 들어가기 때문에 상당히 위쪽으로 빛이 돌아 나와 관측자의 눈에 보이게 된다. 이러한 사건의 지평선 외부로 빛이 탈출할 수 없는 공간의 경계선은 슈바르츠실트 반지름의 2.6배이다. 만약 사람이 사건의 지평선을 넘어간다면 절대 탈출할 수 없다. 일반 상대성 이론을 대입하여 계산해 보면 시간과 공간의 성질이 뒤바뀌어 시간과 공간이 같은 방향성을 지니는 걸로 나타난다. 일단 넘어가는 가능하다면 무조건 그 이후에는 특이점으로 향한다. 남은 건 천천히 가느냐, 빨리 가느냐의 문제이다. 

일반 상대성 이론에 대입해 본다면, 블랙홀에 가까이 다가갈수록 시간은 점점 느려진다. 그러나 외부에서 관찰자가 본 내 시간이 느려지는 거지, 블랙홀에 다가가는 당사자의 시간은 똑같이 느껴진다. 상대성 이론의 키워드 중 하나는 밖에서 보면 블랙홀에 다가갈수록 시간은 무한에 가깝게 커지며 관찰자의 눈에는 수천, 수억 년이 걸려서 사건의 지평선에 점점 다가가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블랙홀로 빨려 들어가는 입장에서 느끼는 감각은 그저 시간이 느려지지 않고 빠르게 빨려 들어가는 것이다. 빨려 들어가는 사람 입장에서 우주의 모습을 본다면 우주의 종말을 초고속으로 볼 수 있다. 무한대의 시간을 경험할 수 있다. 블랙홀 주변에 가득 찬 빛 때문에 외부에서 내부를 볼 수 없고, 내부에서 외부를 볼 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 머리부터 빨려 들어간다면 머리와 발의 중력 차이로 인해 몸이 스파게티처럼 길게 쭈욱 늘어지면서 원자 단위로 분해되기에 살아남을 수 없다. 이것은 작은 블랙홀이나 빨려 들어가는 생명체의 질량이 클수록 강하게 나타나고, 크고 단순한 블랙홀일수록 더 오래 살아남을 수 있다. 블랙홀 외부의 관찰자가 누군가가 블랙홀에 빨려 들어가는 것을 본다면 그 사람이 사건의 지평선에 무한히 가까워지는 것은 볼 수 있지만, 결국 사건의 지평선을 넘는 것은 절대로 볼 수 없다. 

강력한 중력에 의해 시공간이 왜곡되어 블랙홀 안의 시간은 느리게 가기 때문이다. 그리고 블랙홀 내부로 다가가는 사람의 그림자가 관찰자에 도착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중력에 의해 왜곡되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기 때문이다. 사건의 지평선을 넘는 순간이 온다면, 그 빛이 관찰자에게 도착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무한대가 된다고 한다. 이론적으론 그렇다. 도플러 효과가 발생하여 점점 빨갛게 변하다 적외선 전파로 변해 보이지 않게 된다. 

블랙홀을 이용해 여러분이 원하는 시간 여행을 할 수 있다. 중력과 가속도는 같다는 게 상대성 이론이기 때문이다. 시간 지연 효과를 누리려면 광속에 가깝게 속도를 내야 하는데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까워 블랙홀 가까운 곳에서 여행하며 중력을 이용하는 것이다. 블랙홀에 가까이 다가갈수록 극적인 효과가 나타나지만 가깝게 다가간다면 몸이 스파게티처럼 늘어나 찢어지거나 빨려 들어갈 수 있다. 그리고 블랙홀 크기가 너무 작으면 가까운 곳과 먼 곳의 시간 차이가 날 수도 있다. 그 때문에 당신이 시간여행을 한다면 큰 블랙홀을 이용하는 편이 좋다. 

블랙홀이 아주 크다면 사건의 지평선 안쪽에도 별과 은하들이 형성되어 작은 우주가 존재할 수 있다. 이는 이론적 흔히 사용하는 '닫힌 우주'의 개념이 큰 블랙홀과 위상학적으로 동일하기 때문이다. 블랙홀 안쪽에 존재하는 물질은 결국 특이점으로 간다는 특징 또한 빅 크런치로서 공유한다. 그리고 안쪽의 암흑에너지의 밀도가 매우 높다면 구조적으로 동일한 닫힌 상태이면서도 끝없이 팽창하는 우주가 존재할 수도 있다. 만약 그렇다면 우리 우주가 닫힌 우주이고, 거대한 블랙홀의 내부라는 상상도 충분히 가능하다. 현재 관측된 우주의 크기가 실제로 그와 상당히 유사하긴 하지만, 학계에서는 받아들여지는 가설은 아니다. 중력과 질량의 관계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천문학계에선 쇠구슬 비유로 학생을 가르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어느 2차원의 세계의 경우 공간이 넓은 천 형태가 되며, 그 천 위에 놓여있는 쇠구슬이 무거울수록 이천은 심하게 움푹 들어가게 된다. 그렇다면 그 천 위를 이동하는 물질은 그곳을 향해 빨려 들어가듯이 움직이게 된다. 이렇게 공간 왜곡으로 인해 빨려 들어가는 것이 중력인 것이다. 

이런 시간과 공간의 왜곡은 천체의 크기가 작을수록 심해진다. 이것은 작은 플라스틱 공, 그리고 무게는 동일하지만 반지름은 훨씬 작은 쇠구슬을 같은 천 위에 올려놓으면 쇠구슬 쪽이 더 깊게 패인다는 것을 볼 수 있다. 따라서 같은 질량이더라도 항성일 때는 블랙홀이 되지 않다가 이 항성이 폭발하면서 지구만 한 크기로 압축되면 그것이 블랙홀이 되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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