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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

블랙홀의 종말

by 나상식 2023. 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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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주에는 우주배경복사라는 전자기파가 존재하는데 태양 질량의 블랙홀이 호킹 복사로 분출하는 열복사 에너지는 블랙홀이 증발하는 에너지보다 받아들이는 에너지가 훨씬 크다. 따라서 항성 질량 이상의 블랙홀들이 우주가 좀 더 팽창하여 온도가 낮아지는 먼 미래에 호킹 복사를 통해서 질량을 잃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 블랙홀의 열복사 에너지는 질량이 클수록 더 낮아지기 때문에 현재에는 태양보다 더 무거운 블랙홀들은 질량이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 이는 배경복사만으로 이뤄진다. 

호킹 복사에 의해 입자를 방출하고 블랙홀에도 수명은 존재한다. 질량이 줄어들어 마지막엔 사라질 것으로 예측된다. 블랙홀은 조금씩 밝아지기 시작하며, 질량을 잃고 마지막엔 창백하게 빛나며 증발이 심해져 높은 에너지의 소립자와 감마선을 방출한다. 마침내 감마선 폭발이라 해도 될 정도로 강력하게 감마선을 방출하면서 증발하고는 소멸한다. 그리고 블랙홀의 수명은 질량에 비례하며, 지금까지 발견된 행성들은 모두 태양 질량 이상이므로 증발하는 데에는 그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린다. 이는 감마선 폭발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격렬하게 감마선을 방출하면서 증발하고 사라지게 된다. 블랙홀의 소멸로 인해 분출하는 감마선 폭발의 규모는 그리 크지 않아 태양계 인근에서 발생한 경우가 아니면 발견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측되며 현재까지 관측된 사례가 없다. 만일 양성자 붕괴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다른 행성들이 블랙홀보다 오래 생존할 수 있지만 이것은 오랜 시간이 지나면 양자 터널링으로 인해 블랙홀이 될 것으로 추측된다. 

한 가지 알아 두어야 할 것은 외부에서 본 블랙홀의 시간은 엄청나게 지연되게 보이는 것이지 블랙홀의 수명이 매우 긴 것은 아니다. 누군가가 블랙홀에 빨려 들어갈 대도 외부 관찰자가 볼 때는 점점 움직임이 느려지다 사건의 지평선에 다다르게 되면 사실상 움직임이 멈춘 것처럼 보이게 된다. 이처럼 블랙홀 자체의 시간은 외부 관찰자에게는 사실상 시간이 멈춰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무중력 상태가 되어 자유낙하를 하게 된다. 만약 지구 질량 블랙홀에 가까이 다가가 질량의 영향을 받지 않는 발판에 있게 된다면 몸무게가 엄청나게 증가하기 때문에 몸이 도저히 버티지 못하고 뼈와 장기가 터져나가 묵사발처럼 바닥에 퍼질 것이다. 하지만 블랙홀로 빨려 들어간다면 몸무게는 0킬로이다. 하지만 블랙홀의 특이점에 접근할수록 각 신체 부위에 작용하는 중력이 달라지고 이에 따라 스파게티처럼 몸이 쭉 늘어나다가 결국 찢어져 죽게 된다. 중력의 차이 때문에 사람이 블랙홀에 다가가면 죽게 되는 것이다. 사람이 블랙홀에 들어간다면 원자 하나 굵기 정도의 기다란 플라스마 가닥이 된다. 만약 미생물처럼 크기와 질량이 작은 존재라면 사건의 지평선에서 특이점으로 떨어지는 동안 살아 있는 시간이 좀 더 길어진다. 만약 지구 정도의 작은 질량을 가진 블랙홀이라면 세포도 금방 죽는다. 그러나 태양의 약 10억 배 이상의 초대질량 블랙홀이라면 지구와 태양 사이의 거리만큼의 사건의 지평선을 통과하고 나서도 인간은 무려 15~20분 동안 살아남을 수 있다. 만약 태양의 수천조 이상의 질량을 가진 블랙홀이 존재한다면 인간은 사건의 지평선을 건넌 후, 사람은 블랙홀 안에서 오랜 시간 수십 세대를 거쳐 생존할 수 있다. 사건의 지평선의 거리는 블랙홀의 질량에 비례하지만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질량이 충분한 블랙홀은 사건의 지평선을 지나고 나서도 사물이 파괴될 때까지 한참이 더 떨어져야 하는 것이다. 

블랙홀의 존재는 뉴턴의 중력의 법칙이 출간되었을 때부터 예견되어 왔다. 빛조차 탈출하지 못하는 이 천체를 그 당시에는 어두운 별이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하지만 19세기에 제임스 클러크 맥스웰의 빛 파동설이 크게 알려지자 어두운 별의 존재는 한동안 과학자들에게 잊혔다. 이론 물리학자들은 중력이 많이 증가하였을 때 물리 법칙이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일찍부터 논의해왔으며, 이는 광입자설을 지지하는 뉴턴과 과학자들에게 '빛조차 중력에 사로잡히는' 발상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18세기에는 영국의 천문학자 존 미첼이 뉴턴의 이론에 영향을 받아 빛보다 빠른 천제의 존재를 예견했다. 

19세기에 와서 맥스웰의 빛 파동설은 '광속 불변의 원칙'으로 인해 블랙홀의 반격을 당하게 된다. 아인슈타인에 의해 빛은 광양자의 특성도 가지고 있음이 드러났다. 그 후 아인슈타인이 발표한 일반 상대성 이론은 물리학계에 일대 큰 전환을 가져오게 된다. 중력을 재해석이 이뤄진다. 하지만 아인슈타인은 자신의 이론 속에서 태동하기 시작한 양자역학을 납득할 수 없었고 고전적인 물리학에 집착했다. 그래서 슈바르츠실트가 본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으로부터 블랙홀의 존재를 도출하는 데 성공했음에도, 물리적으로는 실재하지 않는 수학적으로만 흥미로운 것으로 평가절하하였다. 자신의 신념 때문에 자신의 훌륭한 두뇌로 발견해낸 우주의 진리가 너무 터무니없다는 생각이 들자 현실을 부정하는 아이러니한 상항이 된 것이다. 그 이후에는 인도 유학생 수브라마니안 찬드라세카르가 영국에 유학하러 와 중성자별과 백색왜성을 예견하면서 '어두운 별'의 개념이 다시 논의되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물리학계에서는 그때까지 '특이점'을 인정하지 않았고 그의 의견을 무시하였다. 그 이후 로버트 오펜하이머는 중성자별 다음 단계인 중력 붕괴 현상을 일으키는 행성을 연구하기 시작했으나 계속 진행되진 못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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